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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무대 못 나온 페이커 잘해준 팀원들 덕에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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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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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무대 못 나온 페이커 "잘해준 팀원들 덕에 우승" 이미지 확대하기
▲ 금메달 목에 건 쵸비-페이커-룰러

고대하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페이커' 이상혁(27·T1)은 "출전은 못 했지만, 팀으로서 금메달을 따게 돼 너무도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오늘(29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대회 e스포츠 LoL 결승전에서 타이완에 세트 점수 2-0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e스포츠는 정식종목이 된 첫 대회에서 최고 인기 종목 LoL 챔피언을 배출하며 새 역사를 썼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의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이상혁은 정작 무대의 중심에 서지 못했습니다.

미드 라이너가 포지션인 그는 조별리그 카자흐스탄과 경기에서만 한 세트를 소화했을 뿐, 이후에는 '쵸비' 정지훈(22·젠지)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습니다.

결국, 결승전에서도 정지훈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책임졌습니다.

준결승 뒤 이상혁은 "감기와 몸살로 힘들었다"고 했고, 김정균 감독은 "목표는 금메달이다. (팬들의 바람과 같은) 외부적인 부분은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철저하게 '기량'에 따라 선발을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시상식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이상혁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듯했습니다.

이상혁은 "(결승전에) 출전해서 우승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팀으로서는 내가 출전하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는, 그런 저력이 있다는 데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 이미지 확대하기

왼쪽부터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


또 "쵸비 선수가 굉장히 잘해서 우리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했다. 선발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증명을 잘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경기 전 동료들에게 어떤 말을 해줬느냐는 질문에 이상혁은 "내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너무 잘해서 그저 응원의 말 정도만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가 크게 기여하지 않아도 다들 잘해주는 팀원들이 있었기에 우승한 것 같다"고 동료를 향한 고마운 마음을 거듭 표현했습니다.

이상혁은 화려한 수상 경력에도 단 하나 가지지 못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손에 넣었습니다.

e스포츠가 시범종목이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이상혁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면서 그 첫 발자취에 금메달을 한국의 이름으로 딱 남기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년 뒤 다음 아시안게임에 기회가 된다면 꼭 나가서 좋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팬들이 자신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빗대 '온라인 메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이뤄놓은 업적이 조금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이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상혁 대신 주전으로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정지훈은 "주전으로 나가서 못 하면, 내가 아닌 다른 미드 선수(이상혁)에게도 너무 미안한 일이라 더 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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