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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여자 프로야구 선수 탄생 초읽기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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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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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경 박주아 박주아 / 박주아 선수 제공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프로야구 선수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무대는 한국이 아니라 야구 종주국인 미국입니다.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가 72년 만에 부활하기 때문입니다. 대망의 미국 입성을 눈앞에 둔 한국 선수는 모두 4명. 투수 김라경, 포수 김현아, 유격수 박주아, 그리고 야구 천재라 불린 박민서가 꿈의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미국 여자 프로야구 72년 만에 부활
'그들만의 리그'(A League of Their Own). 1992년에 개봉한 영화로 톰 행크스, 지나 데이비스, 그리고 팝스타 마돈나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시절인 1943년에 창립된 '전미여자프로야구리그'(All-American Girls Professional Baseball League·이하 AAGPBL)를 소재로 제작했습니다. AAGPBL에는 12시즌 동안 10개 팀에 걸친 600여 명의 여자 선수들이 참가했는데 1954년 9월을 마지막으로 리그가 종료됐습니다. 영화 '그들만의 리그'는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사라졌던 여자 프로야구의 추억을 38년 만에 소환했고 이로부터 다시 34년 뒤인 2026년부터 미국에서 '여자 프로야구 리그'(Women's Pro Baseball League·이하 WPBL)가 새로 출범하게 됐습니다.

미국 여자 프로야구 리그는 내년에 6개 팀으로 시작합니다. 리그를 치르려면 최소한 팀당 25명, 6개 팀 전체를 합치면 150명의 선수가 필요합니다. 리그에 출전할 후보 선수를 뽑는 '트라이아웃'(선수 실력 평가하는 공개 테스트)은 지난 8월 22일부터 4일간 미 프로야구(MLB)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에서 치러졌습니다. 전 세계 10개국에서 만 18세 이상의 선수 약 600명이 지원했고, 이 중 200여 명이 직접 미국을 찾아 현장에서 실전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150명의 선수들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인 '드래프트'(신인 선수 공개 선발 제도)에서 각 구단의 지명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험난한 트라이아웃 통과한 4명은 누구?
새로운 역사를 쓸 주역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번 트라이아웃의 첫 3일 동안 지원자들은 기본기와 체력을 테스트받았습니다. 주최 측은 선수들을 종합 평가한 뒤 1차 컷오프를 진행했습니다. 상당수의 선수들이 실전도 치르기 전에 탈락의 쓴잔을 마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8월 25일에는 워싱턴 홈구장 내셔널스 파크에서 실제 경기를 통해 최종 150명을 가려냈습니다. 치열한 기량 경쟁을 통해 험난한 관문을 통과한 한국 선수는 모두 4명입니다. 김라경 김라경 / 세이부 라이온스 레이디스 제공
먼저 투수 김라경(25세)은 중학생 시절부터 '여자 야구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대표팀 에이스입니다. 한국 리틀 야구 최초의 여성 선수이자 대학리그 최초의 여성 선수입니다. 2015년 만 15살에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발탁된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서울대에 진학했다는 일화로 유명합니다. 서울대 야구팀만이 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도 대학 리그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라경은 일본 프로야구(NPB) 산하 여자팀인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투수로 뛰고 있다가 최근 4년 만에 국가대표팀에 복귀했습니다. 김현아 김현아 / 김현아 선수 제공
포수 김현아(25세)는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해 4이닝을 뛰었습니다. 김현아는 여자야구 '살아있는 전설' 사토 아야미(일본)를 상대로 안타도 하나 뽑아내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박주아 박주아 / 박주아 선수 제공
유격수 박주아(21세)도 탄탄한 실력을 보이며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박민서 박민서 / 박민서 선수 제공
직접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관문을 뚫은 3명과 달리 박민서(21세)는 주최 측에 자신의 프로필과 플레이가 담긴 영상을 제출해 드래프트에 나설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16년 구속이 이미 100㎞를 넘었고, 그해 한국 여자 초등학생 중 첫 홈런을 날려 야구 천재로 불렸는데 이후 골프 선수로 전향했다가 야구의 꿈을 포기하지 못해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여자 야구 불모지에서 피운 꽃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도 여자 프로야구는 잠시 등장했다가 이내 사라졌습니다. 한국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국내 프로야구는 올해 처음으로 단일 시즌 1,2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인기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여자 야구는 오랫동안 불모지이었습니다.

여자 야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개척자로 꼽히던 안향미. 당시 야구 담당 기자였던 저를 비롯해 SBS 뉴스는 안향미 선수에 대한 기획 기사를 타사보다 훨씬 많이 보도해 야구팬들을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안향미는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국내 최초의 여성 야구 선수이었고 18살이던 1999년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등판했던 투수이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 입단 테스트에서 떨어진 그는 일본 세미프로 여자야구팀 '드림윙스'에서 2년간 4번 타자로 활약하다 '비밀리에'라는 여자야구팀을 창단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프로 선수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올림픽에서도 남녀 성 평등이 이뤄져 금메달 종목 수가 거의 같고 2028년 LA올림픽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보다 많을 전망입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여자 프로야구 리그가 부활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여성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자 프로야구도 독자적으로 흥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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