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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29년 만에 우승 노리는 LG, 세 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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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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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야구수다
올 시즌의 절대강자 LG는 무서운 기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 풀 꺾였지만, 8월 8일 기준 2위 SSG와 격차를 5경기까지 벌리며 여유 있는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공격도 수비도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현재 3.61로 10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인 1위이고, 팀 OPS도 0.759로 견줄만한 상대를 찾기 어려운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스프 야구수다 cg
1994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29년 전에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뒤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LG에게, 어쩌면 올해 2023년은 절호의 기회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완전무결할 것으로 보이는 올 시즌 LG에게도 크게 티 나지 않는 흠결들은 있습니다. 물론 전력이 워낙 막강하기에, 이런 흠에도 불구하고 LG의 우승 전선에는 큰 문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LG가 작은 걱정거리도 지나치지 않고 보수하여 묵은 숙원을 꼭 풀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LG 우승의 불안요소'를 이 시점에서는 꼭 한 번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1. 불안한 선발진

LG가 지난달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 이주형과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묶어 키움에서 최원태를 트레이드해 온 이유는 명확합니다. LG의 선발진이 그야말로 붕괴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완벽하게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후, WBC 대표팀까지 승선했던 김윤식은 여전히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2022년 23경기 ERA 3.31 → 2023년 11경기 ERA 5.29), 수년째 에이스 역할을 했던 켈리는 올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습니다(2022년 ERA 2.54 → 2023년 ERA 4.63). 결국 외부에서 선수를 영입하는 것만이 LG의 살길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원태 영입'이라는 한 조각만으로 LG의 선발진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고 하기엔 선발진이 약해도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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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가운데 가장 선발이 약했던 팀은 2001년 우승을 차지한 두산이었습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언더독이었지만 다른 여러 요소들이 두산을 도왔습니다.

타이론 우즈와 김동주, 심재학을 앞세운 '핵타선'이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경기당 8.7점을 뽑는 화력쇼를 선보였고, 잠실 중립구장 정책에 따라 6경기 가운데 4경기를 홈인 잠실에서 치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상대는 그때까지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던 '준우승 제조기' 삼성이었습니다.

당시 비교적 흔했던 10승 투수조차 단 한 명도 없었던 두산 선발진이 기록한 정규시즌 WAR 합계는 7.46. 144경기로 환산하면 8.08이 됩니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중 144경기 환산 선발 WAR 합계가 10에 미치지 못하는 건 2001년 두산이 유일합니다.

올해 LG 선발진이 94경기에서 기록한 WAR 합계는 4.56. 이 페이스대로 정규시즌을 마치면 6.99가 됩니다. 이적 후 두 경기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간 최원태의 활약이 변수이긴 하지만, LG 선발진은 역대 우승 도전 팀 가운데 거의 최약체인 셈입니다.
 

2. 구원진의 자리 비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비교적 허약한 LG 선발진의 구멍을 메운 건 질과 양 모두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구원진입니다. 현재 LG의 불펜은 10개 구단 중 최상위권의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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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9월 중 소집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일정과 관련해 LG의 불펜 전력 약화가 예정돼 있다는 것입니다.

초반 부진을 딛고 핵심 불펜의 지위를 회복한 정우영(7월 이후 ERA 3.27)과 여전히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마무리 고우석(3승 4패 9세이브 ERA 2.70)이 막판 순위 싸움 도중에 빠진다는 것은 특히 선발진이 약한 LG에게는 특히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김진성(7월 이후 12경기 ERA 0.82)과 백승현(7월 이후 6경기 ERA 0), 유영찬(7월 이후 7경기 ERA 0)의 활약이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박명근의 복귀 시점이 LG 불펜 뎁스 유지 여부의 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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