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폭우와 천둥 번개에도 경기를 계속 해야 한다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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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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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입니다. 기온으로만 보면 섭씨 20도에서 25도 사이에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섭씨 23도에서 공이 가장 멀리 나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특성상 일반 주말 골퍼들이 이런 기온에서 라운드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반대로 찜통더위에도 라운드를 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또 엄청난 강풍이 불거나, 30m 앞이 안 보이는 짙은 안개가 끼어도, 동반자들이 원하면 18홀을 도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10여 년 전 아래 사진처럼 폭설이 내린 골프장에서 빨간 공으로 라운드를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 골퍼들은 다릅니다. 저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그날은 당연히 라운드를 할 수가 없습니다, 눈을 빨리 치우지 않는 한 그 라운드는 취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수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적은 폭우입니다.
가랑비가 내리면 비교적 지장이 적지만 굵은 비가 올 경우 플레이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프로 선수들이 폭우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은 천둥 번개입니다. 코스에 벼락이 떨어지는 '낙뢰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한 한국여자골프에서 가장 위험했던 날은 2008년 5월 18일에 열렸던 한국여자오픈 최종일인 것 같습니다. 이날 대회 코스에는 세찬 비가 내렸습니다. 대회 관계자들은 마지막 3라운드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주최 측의 바람대로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유소연 선수는 신지애 선수와 격차를 벌리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후반 들어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신지애가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2타 차로 추격했습니다. 이어 17번 홀(파3)에서 유소연이 보기를 범한 사이 극적인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동타를 이뤘습니다.
결국 두 선수가 연장전에 들어가자 대회 관계자들은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장대비가 더 거세게 쏟아지며 천둥 번개까지 쳤습니다. 사진을 보면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 선수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악천후였습니다.
대회 조직위는 일단 경기를 중단시켰습니다. 이후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재개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았고 천둥 번개도 계속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대회 관계자들은 더욱 초조해졌습니다. 최악의 기상 조건에서 연장이 거듭되며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연장전을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대회를 취재 중이던 저는 조직위 고위 관계자 A 씨에게 "천둥 번개에 이어 벼락이 칠 위험이 있으니 최종 라운드를 일단 중단하고 내일 재개하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A 씨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안 된다. 오늘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A 씨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2004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9차전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야구팬이라면 지금도 기억하는 폭우 속 대혈투였습니다. 2004년 11월 1일 현대와 삼성은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9차전을 치렀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하지만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특성상 일반 주말 골퍼들이 이런 기온에서 라운드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반대로 찜통더위에도 라운드를 해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또 엄청난 강풍이 불거나, 30m 앞이 안 보이는 짙은 안개가 끼어도, 동반자들이 원하면 18홀을 도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10여 년 전 아래 사진처럼 폭설이 내린 골프장에서 빨간 공으로 라운드를 한 적도 있습니다.
가장 위험했던 한국여자오픈
하지만 프로 골퍼들은 다릅니다. 저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그날은 당연히 라운드를 할 수가 없습니다, 눈을 빨리 치우지 않는 한 그 라운드는 취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수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적은 폭우입니다.
가랑비가 내리면 비교적 지장이 적지만 굵은 비가 올 경우 플레이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프로 선수들이 폭우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은 천둥 번개입니다. 코스에 벼락이 떨어지는 '낙뢰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한 한국여자골프에서 가장 위험했던 날은 2008년 5월 18일에 열렸던 한국여자오픈 최종일인 것 같습니다. 이날 대회 코스에는 세찬 비가 내렸습니다. 대회 관계자들은 마지막 3라운드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주최 측의 바람대로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유소연 선수는 신지애 선수와 격차를 벌리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후반 들어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신지애가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2타 차로 추격했습니다. 이어 17번 홀(파3)에서 유소연이 보기를 범한 사이 극적인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동타를 이뤘습니다.
최악 날씨에 연장까지 설상가상
결국 두 선수가 연장전에 들어가자 대회 관계자들은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장대비가 더 거세게 쏟아지며 천둥 번개까지 쳤습니다. 사진을 보면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 선수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만큼 악천후였습니다.
대회 조직위는 일단 경기를 중단시켰습니다. 이후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재개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았고 천둥 번개도 계속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승부는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대회 관계자들은 더욱 초조해졌습니다. 최악의 기상 조건에서 연장이 거듭되며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연장전을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대회를 취재 중이던 저는 조직위 고위 관계자 A 씨에게 "천둥 번개에 이어 벼락이 칠 위험이 있으니 최종 라운드를 일단 중단하고 내일 재개하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A 씨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안 된다. 오늘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폭우와 진흙탕에 강행된 한국시리즈
A 씨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2004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9차전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야구팬이라면 지금도 기억하는 폭우 속 대혈투였습니다. 2004년 11월 1일 현대와 삼성은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9차전을 치렀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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