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를 이끌어 왔던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습니다.

롯데 구단은 오늘(28일) "서튼 감독이 어제 KT전이 끝난 뒤 건강을 사유로 사의를 표했다.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KBO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서튼 전 감독은 2019년 10월 롯데 2군 감독으로 부임해 KBO리그와 다시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퓨처스 리그에서 선수를 육성해오던 서튼 전 감독은 2021년 5월 허문회 전 롯데 감독이 경질된 것과 동시에 1군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감독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는 하위권에 있던 롯데를 가을야구 경쟁권으로 끌어 올리며 자신이 감독으로 올라선 뒤에는 53승 53패 8무, 승률 5할로 마쳐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롯데 구단은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2023년까지 계약을 연장해 서튼 전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전력이 허약한 롯데가 2022년에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고, 서튼 전 감독은 큰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64승 76패 4무 8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만큼은 시즌 초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구단은 포수 유강남과 내야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 등 3명의 외부 프리에이전트를 영입했고, 국내 에이스 투수 박세웅과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 큰 투자에 나섰습니다.

롯데는 5월 한때 리그 선두로 나서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6월부터 힘이 빠지면서 추락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롯데는 50승 58패로 리그 7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서튼 감독은 이번 달에만 두 차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자리를 비웠습니다.

지난 17일 어지럼증을 이유로 오전에 병원을 찾은 뒤 부산 사직구장에 출근했다가 경기 전 취재 기자 브리핑을 마치고 증세가 심해져서 귀가했습니다.

어제는 야구장에 나왔다가 곧바로 귀가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지난 6월 말 이른바 '항명 사태' 당시 지도력에 타격을 받았던 서튼 감독은 결국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나게 됐습니다.

서튼 감독은 팀을 떠나지만, 롯데는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팀 사정에 밝은 인사를 정식 감독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일단은 이종운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해 잔여 시즌을 치르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지난 17일과 27일 서튼 전 감독이 자리를 비웠을 때 두 차례 감독 대행직을 수행했던 이 코치는 남은 46경기 동안 팀을 이끌어가게 됐습니다.

1992년 외야수로 활약해 롯데의 마지막 우승에 힘을 보탠 '우승 멤버' 가운데 한 명인 이 코치는 2015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