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최대 난적인 타이완에 덜미를 잡혀 금메달로 가는 '가시밭길'을 자초했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타이완의 왼손 선발투수 린여우민에게 꽁꽁 묶여 4대 0으로 완패했습니다.


타이완이 2승을 거둬 B조 1위를 예약했고, 1승 1패의 우리나라는 조 2위로 슈퍼 라운드 진출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타이완은 3일 1승 1패의 홍콩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이며 우리나라는 2패의 태국을 상대합니다.

A조 1, 2위와 B조 1, 2위가 격돌하는 슈퍼 라운드는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진행합니다.

따라서 타이완은 1승을, 우리나라는 1패를 안고 출발하며, 한국이 결승에 오르려면 이미 슈퍼 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A조의 일본과 중국을 모두 제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타이완전 패배로 한국의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 목표 달성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곽빈과 문동주를 저울질하다가 어깨를 충분히 쉰 문동주를 타이완전의 필승 선발 카드로 뽑았습니다.

9월 3일 이래 한 달 만에 실전에 등판해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문동주는 1회말 1번 타자 정쭝저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바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린쯔웨이를 땅볼로, 린리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끄는 듯했으나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린안거에게 높은 커브를 던졌다가 우월 3루타를 맞고 1점을 줬습니다.


문동주는 우녠딩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한숨을 돌렸습니다.

우리나라는 공수 교대 후 분위기를 바꿀 반격 찬스를 놓쳤습니다.

2회초 1사 후 윤동희가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타이완 왼손 선발투수 린여우민의 바깥쪽 빠른 공을 밀어쳐 우측 펜스 하단을 때리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박성한의 몸 맞는 공으로 이어간 1사 1, 2루에서 김형준과 김성윤이 연속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김성윤은 1루수 앞으로 내야 안타성 타구를 보내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습니다.


3회 1사 1루에서 3번 타자 노시환과 4번 강백호가 연속 삼진으로 돌아서 아쉬움을 곱씹은 한국은 또 윤동희가 중전 안타로 연 4회 1사 1루도 날리는 등 잔루만 5개를 쌓았습니다.

타선의 지원이 없자 호투하던 문동주는 추가 실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2∼3회 연속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친 뒤 4회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줘 2번째로 닥친 2사 1, 3루 고비에서 선하오웨이 타석 때 폭투해 1점을 헌납했습니다.

회심의 커브가 땅을 먼저 맞고 백스톱 쪽으로 흘렀습니다.

문동주의 바통을 받은 박세웅이 5회 사사구 2개를 주고 2사 만루에서 강판하자 3번째 투수 최지민이 린안거를 1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겨우 이닝을 수습하는 등 한국은 투타에서 경기를 좀처럼 풀어가지 못했습니다.

6회 2사 2, 3루 위기를 4번째 투수 박영현의 3구 삼진 역투로 넘긴 한국은 그러나 7회 등판한 타이완 2번째 투수인 우완 구린루이양에게도 삼자 범퇴로 물러나 더욱더 어려운 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8회 2사 후 노시환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출루했지만, 강백호가 유격수 땅볼로 잡혀 한국의 마지막 추격 사실상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8회 말에 올라온 5번째 투수 고우석이 2루타와 몸 맞는 공을 내준 뒤 2사 2, 3루에서 린쯔하오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문동주는 4이닝 3피안타 2실점해 쓴맛을 봤습니다.

린여우민은 빠른 볼 구속은 140km대 초반에 불과했으나 구석을 제대로 찌르는 정확한 컨트롤로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아내며 산발 4피안타 0점으로 호투해 승리의 영웅이 됐습니다.

미국과 자국에서 뛰는 프로선수 17명으로 정예팀을 꾸린 타이완은 투타에서 모두 한국을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