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할 선수가 부족해 다친 수비수 대신 필드 플레이어로 나선 '백업 골키퍼'가 기막힌 32ｍ짜리 중거리포를 터트려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 아브로스의 백업 골키퍼 알리 애덤스(32)입니다.

9위 아브로스의 애덤스는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스타크스 파크에서 열린 '선두' 레이스 로버스와의 2023-2024 스코틀랜드 챔피언십 18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13분 투입돼 2대 0으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득점포를 터트렸습니다.

아브로스는 애덤스의 추격골과 후반 36분 레이턴 매킨토시의 페널티킥 동점골이 터지며 2대 2로 비겼습니다.

이날 경기의 '영웅'은 단연 애덤스였습니다.

지난 6월 머셀버러 유나이티드(6부리그)에서 이적한 애덤스는 주전 골키퍼 데릭 게스톤(36)의 백업 역할을 맡으며 이번 시즌 경기에 나설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습니다.

이날도 벤치에 앉아 있던 애덤스는 후반 13분 뜻밖의 출전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브로스는 레이스 로버스를 상대로 애덤스를 포함해 4명의 교체 선수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전반 9분 만에 중앙 수비수 토머스 오브라이언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를 만난 아브로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2명의 공격자원을 교체했습니다.

백업 골키퍼만 남기고 사실상 모든 교체 카드를 활용한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1대 0으로 지고 있던 후반 11분 중앙 수비수 에런 스틸마저 부상으로 더는 뛸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아브로스의 짐 매킨타이어 감독은 어쩔 수 없이 1명 남은 교체 선수인 애덤스를 스틸 대신 투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킨타이어 감독은 임시변통으로 애덤스에게 공격수 역할을 맡겼습니다.

아브로스는 후반 16분 추가골을 허용해 2대 0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때 애덤스가 '깜짝' 득점으로 반전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애덤스는 후반 31분 상대 진영 중원에서 벼락같은 오른발 장거리 슈팅을 때렸고, 볼은 32ｍ를 빨랫줄처럼 날아가 골대 상단에 꽂혔습니다.

애덤스의 스코틀랜드 챔피언십 데뷔골이었습니다.

아브로스는 후반 36분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으로 2대 2 동점을 만들어 무승부를 끌어냈습니다.

애덤스의 '깜짝 득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스코틀랜드 매체 '더 스코츠맨'에 따르면 애덤스는 2020년 트래넌트(5부리그)에서 뛸 당시 중앙선 부근에서 프리킥으로 50ｍ짜리 득점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사진=아브로스 FC 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