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겸업을 하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약 9천200억 원의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합의했습니다.

오타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나는 다저스를 나의 다음 팀으로 택했다"며 "결정을 내리는 데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 죄송하다"고 썼습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응원해주신 (친정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구단과 팬들, 이번 협상 과정에 참여해주신 각 구단 관계자께 감사드린다"라며 "다저스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울러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다저스뿐만 아니라 야구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이날 계약 조건이 10년 7억 달러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에인절스의 외야수 마이크 트라우트가 2019년에 맺은 MLB 역대 최고 계약 규모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트라우트는 당시 에인절스와 12년 4억 2천650만 달러에 계약해 '4억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오타니는 5억, 6억 달러를 넘어 단숨에 7억 달러의 문을 열어젖혔습니다.

오타니는 연평균 7천만 달러(924억 원)를 받으며 이 역시 MLB 역대 최고액입니다.

이전까지는 투수 맥스 셔저(39), 저스틴 벌랜더(40)가 뉴욕 메츠에서 받았던 4천333만달러가 최고 연봉 기록이었습니다.

AP통신은 "오타니의 연봉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수단 전체 급여를 초과한다"고 전했습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2013년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도류' 돌풍을 일으킨 뒤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했습니다.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8년 타자로서 22홈런, 투수로서 4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받았고, 2021년과 2023년 AL 최우수선수(MVP)가 되며 MLB를 평정했습니다.

그는 역대 최초로 두 차례나 '만장일치'로 MVP 트로피를 받았습니다.

오타니는 불가능의 경지로 여겨졌던 투타 겸업을 수행하며 수없이 많은 '최초 기록'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MLB 6시즌 통산 투수로서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마크했고, 타자로서는 171홈런, 437타점, 통산 타율 0.274를 기록했습니다.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계인 OPS는 0.922를 기록하며 특급 타자의 기준인 0.9를 훌쩍 넘겼습니다.

오타니는 MLB를 넘어 야구 역사를 새로 쓴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오타니는 2023시즌 도중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서 내년 시즌엔 지명타자로만 뜁니다.

일각에선 1년 동안 투수로 뛸 수 없는 오타니의 몸값이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지만, 오타니는 이를 비웃듯 예상치를 훌쩍 넘겨 7억 달러 '잭폿'을 터뜨렸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