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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블리 스타디움, 이스라엘 국기 조명 밝히지 않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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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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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웸블리 스타디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잉글랜드 축구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영국 BBC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 '이스라엘 국기' 색의 조명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12일(한국시간) 보도했습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대각선 아치 모양의 구조물이 있는데, FA는 큰 사건이 있을 때면 스타디움과 아치의 조명을 활용해 메시지를 보내곤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침공받았을 때는 우크라이나 국가의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불을 밝혀 연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스라엘 국기의 흰색과 파란색으로 조명을 밝히지 않겠다는 게 FA의 방침입니다.

오는 14일 잉글랜드와 호주의 축구 A매치 평가전이 웸블리에서 치러지는데, FA는 이날 조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안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BBC는 "FA는 국내 일부 공동체의 반발 가능성을 고려해 이스라엘 국기 색으로 조명을 밝히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11일 이 사안과 관련해 FA 회의가 열렸는데, 일부 참석자는 조명이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습니다.

또 FA의 고위층 일부는 중동 분쟁에서 FA가 한쪽의 편을 든다는 인식이 퍼지는 상황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FA의 이런 선택은 영국 정부의 권고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국 정부는 11일 주요 스포츠 기관에 서한을 보내 하마스 공격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예전 사례를 고려해 적절한 방식으로 행사를 해 달라"고 권고했습니다.

유대인인 데이비드 번스타인 전 FA 회장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이번 하마스 공격에 대한 FA의 대응에 대해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외국인 선수들은 분열 양상을 보입니다.

자국 전쟁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였던 우크라이나 선수 알렉산드르 진첸코(아스널)는 SNS에 "난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첸코의 팀 동료인 미드필더 모하메드 엘네니는 SNS 프로필 사진을 팔레스타인 국기로 바꿨습니다.

각 구단의 유대인 서포터스는 공동 성명을 내고 "FA가 스스로 매듭으로 묶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아직 이번 전쟁과 관련한 성명을 내지 않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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