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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전 뒤 득녀 황인범 축구 더 잘하고픈 욕심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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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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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전 뒤 득녀' 황인범 "축구 더 잘하고픈 욕심 생겨" 이미지 확대하기
▲ 밝은 표정 보이는 황인범

"골을 넣는다면 열 달 동안 고생해 준 와이프, 또 세상에 너무 예쁘게 나와준, 건강하게 나와준 딸을 위해 세리머니를 하겠습니다!"

태극전사들과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지난 5일 밤은 힘들었던 시간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그날 치른 '약체'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홈 경기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황인범의 부인이 귀여운 딸을 낳았습니다.

자랑스러운 첫 아이입니다.

가슴 벅찬 득녀 소식을, 황인범은 오만과 원정 경기를 이틀 앞둔 8일 대표팀 훈련장에 취재 온 기자들에게 처음 공개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서울의 한 병원으로 달려간 황인범은 진통을 느끼는 부인을 보며 '이제 내 삶이 새로 시작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진통이 극에 달하자, 황인범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분만실 밖으로 나왔스니다.

황인범은 "와이프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다 들리는데 너무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면서 "그 소리가 들릴 때부터 아기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계속 바보처럼 울기만 했다"고 돌아봤습니다.
황인범과 대화 나누는 홍명보 감독 이미지 확대하기

황인범과 대화 나누는 홍명보 감독


다른 아버지들처럼, 황인범도 탯줄을 직접 잘랐습니다.

황인범은 그 순간 "축구 선수의 역할을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생겼다. 그리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정말 부끄럽지 않은 남편, 아빠가 되자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인이 임신하기 전부터 첫째로는 '딸'을 원했다는 황인범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되니 배 속의 아이에게 미안할 수도 있으니 누가 딸을 원하는지 아들을 원하는지 물어봐도 쉽게 대답을 못 했다. 그저 건강하게만 나와주기를 바랐다"고 돌아봤습니다.

딸을 품에 오래 안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6일 밤 황인범은 대표팀으로 돌아가 오만 원정길에 올랐습니다.

7일 오만에 도착, 홍명보호의 '첫 승'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만약 오만을 상대로 득점한다면, 건강하게 나온 딸을 위해 골 세리머니를 펼칠 계획입니다.

다만, 그 유명한 브라질 '레전드' 베베토의, 팔을 양옆으로 흔드는 '요람 흔들기' 세리머니는 안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황인범은 "그 동작은 육아를 잘 모르시는 분들 분들이 하는 거다. 아기는 머리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아이의 머리를 받치며 안는 '정석 동작'을 특유의 진지한 표정으로 시연해 보여 기자들을 웃게 했습니다.

황인범이 9월을 못 잊을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세르비아 즈베즈다에서 뛰던 그는 네덜란드 리그 이적 마감 기한인 2일(현지시간)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했습니다.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에 좋은 선수를 공급하는 기능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황인범의 페예노르트 입단은, 오랜 시간 유럽의 '변방 리그'에서 성실하게 뛰어온 그가 이제 빅리그에 도전할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황인범 역시 네덜란드의 '셀링 리그' 성격을 언급하면서 "난 이제 만 28세가 되는데, 그런 (어리지 않은) 선수에게 투자하면서 영입한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더 책임감을 느낀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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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전 앞두고 인터뷰하는 황인범


이어 "페예노르트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클럽이라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줬다"면서 "(한 단계 낮은) 유로파리그도 경험해 봤으나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페예노르트가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오만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킥오프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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