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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어둠 속에서 펼쳐졌던 명승부 - 우즈의 더 샷 인 더 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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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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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골프장에는 야간 조명 시설이 설치된 곳이 꽤 있습니다. 이 덕분에 저는 새벽 4시에도 라운드를 한 적이 있고 밤 10시에도 샷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은 다릅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만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남자 프로골프에서 처음으로 ‘라이트’(야간 조명)를 켜고 연장전을 치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KPGA 최초의 ‘라이트’ 경기


지난 7월 23일 충남 태안군 솔라고 골프장에서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아너스 K· 솔라고 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가 열렸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최종 라운드 일정을 짤 때 연장전을 치르더라도 일몰 시간 이전에 끝나도록 챔피언조의 티오프 타임을 정합니다.

그런데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세찬 비가 내려 5차례나 출발이 연기됐습니다. 또 라운드가 시작된 후에도 폭우가 내려 2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후 4시 이전에 충분히 끝났을 최종라운드가 3시간가량 지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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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18홀까지 우승자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고군택과 임예택, 두 선수가 연장전을 치르게 된 것입니다. 해가 이미 저물고 있는 상황에서 연장전에 들어갔는데 두 선수가 우열을 가리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연장 두 번째 홀을 시작할 경우 일몰로 경기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KPGA 사무국은 결단을 내렸습니다. 두 선수의 동의를 얻어 연장 두 번째 홀부터는 라이트를 켜기로 했습니다. 시니어 투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야간 대회가 있었지만 KPGA 정규 투어에서는 사상 최초로 야간 조명을 켜고 경기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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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열린 2차 연장전의 승자는 고군택이었습니다. 임예택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반면, 1m 남짓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고군택은 올 시즌 2승째를 거두며 상금 1억 원을 받았습니다.
 

야간 경기 선배(?)는 KLPGA


KPGA보다 앞서 야간 경기를 치른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였습니다. 2016년 11월 6일 팬텀클래식 YTN 대회 최종 3라운드가 경기 용인시 88CC에서 열렸습니다. 11월 초에는 해가 빨리 집니다. 오후 5시가 넘어 해가 저물어 가고 연장전이 열리게 되자 18번 홀에 ‘라이트’가 켜졌습니다.

홍진주, 허윤경, 장수연 3명이 우승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됐습니다. 승부는 쉽게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3명 모두 연장 1차전에서 파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연장 2차전에서도 모두 파를 지켰습니다. 연장 3차전이 시작되자 해가 완전히 저물었고 쌀쌀한 바람이 불며 선수와 관중은 초겨울 같은 추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장수연 선수가 페어웨이에서 아이언샷을 치는 장면입니다. 야간 조명이 있다고 해도 햇빛이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경기에 지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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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 따르면 야간 경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퍼팅이라고 합니다. 특히 5m가 넘는 중장거리 퍼트가 남았을 경우 그린의 경사와 굴곡을 정확하게 읽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 대회 우승자도 결국 퍼팅에서 가려졌습니다. 장수연이 보기를 기록한 가운데 허윤경이 2m짜리 파 퍼트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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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연장전의 승자는 어두운 가운데에서도 파를 지킨 홍진주였습니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우승이자 KLPGA 통산 2승이었습니다. 우승 직후 홍진주는 눈물을 쏟으며 “추운 날씨 속에서 늦은 시간까지 함께 경기한 동료 선수들과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KLPGA에서 이후 야간 경기가 열린 적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어둠 속 명품 샷 날린 우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PGA 투어에서만 통산 82승을 거두며 왕년의 전설 샘 스니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그가 보여줬던 숱한 명품 샷 가운데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어둠 속에 친 송곳 같은 아이언샷입니다. 이른바 ‘The Shot in the Dark’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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