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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컵도 전격 취소…바람 잘 날 없는 튀르키예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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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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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컵 경기 기다리는 터키 축구 팬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튀르키예 프로축구 슈퍼컵 경기가 전격 연기됐습니다.

튀르키예 슈퍼컵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과 튀르키예컵 챔피언이 단판 승부를 펼쳐 우승자를 가리는 대로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가 어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슈퍼컵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킥오프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갑작스럽게 '연기 발표'가 나왔습니다.

경기장에는 이미 대회를 치르기 위한 준비가 다 돼 있었습니다.

양 팀 팬들도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응원전을 준비하던 터였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매체들은 양 팀 선수들이 입고 입장하려던 '티셔츠'를 사우디 측이 문제 삼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양 팀은 튀르키예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 이 나라 초대 대통령이자 '국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을 예정이었는데, 이에 대해 사우디 측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겁니다.

사우디는 양 팀이 경기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기에 취소됐다고 주장합니다.

대회를 유치한 사우디 축제 '리야드 시즌' 주최 측은 성명을 내고 "범위에서 벗어난 슬로건 없이 경기가 진행돼야 한다는 국제 축구 규정에 따라 제시간에 경기가 치러지기를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팀이 우리와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아타튀르크 티셔츠'를 선수들이 입는 것이 경기장 내 정치 및 종교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위반한다고 해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후 두 팀과 튀르키예축구협회(TFF)는 SNS를 통해 "2023 슈퍼컵은 대회 준비상의 문제로 연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최근 튀르키예와 사우디의 관계가 개선되는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사우디의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것을 두고 양국 간 외교 갈등이 생겼으나, 지난 7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던 터였습니다.

튀르키예 축구계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앙카라귀쥐 구단 회장이 경기 뒤 판정 불만에 심판을 때리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리그가 잠시 중단됐습니다.

19일에는 이스탄불스포르가 판정에 불만을 품은 회장의 지시에 따라 경기 중 선수 전원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일이 벌어져 빈축을 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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