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타박상으로 한국시리즈 등판이 무산된 프로야구 LG의 우완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오늘(27일)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LG 구단은 그간 재활에 매진한 플럿코가 구단과 협의로 출국했다며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플럿코는 "지난 2년간 우리 가족의 안식처가 되어 준 LG 팬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린다"며 "가족 모두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줘 정말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지난 2년간 나는 마운드에 올라가 공을 던질 때도, 그렇지 않은 날에도 LG의 우승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LG가 왕조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함께 할 수 있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럿코는 마지막으로 "평생 LG를 응원할 것이고, LG가 내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기원했습니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플럿코는 2년 통산 26승 8패, 평균자책점 2.40을 남겼습니다.

올해에는 전반기에만 11승을 거두고 에이스 노릇을 했지만 후반기에는 4경기에서 2패만 당했습니다.

정규리그의 좋은 성적에도 플럿코는 가을에 안 좋은 기억만 남기고 LG와 작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등의 담 증세로 20일 넘게 쉬고 실전 등판 없이 플레이오프에 곧장 등판했다가 패전 투수가 돼 LG의 농사를 망쳤습니다.

실전에서 던지지 않고 자신만의 재활 방식으로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LG 코치진은 이를 믿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올해에도 8월 말 허벅지 부상으로 조기 강판했다가 병원에서 왼쪽 골반 타박상 진단을 받고 4주간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한국시리즈까지 충분히 시간이 남았는데도 플럿코가 전의를 보이지 않자 염경엽 LG 감독은 그를 아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구단과 협의 형식을 거치긴 했지만 LG 구단의 냉정한 대응에 플럿코는 쫓겨난 셈이 됐습니다.

현재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 훈련으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는 LG는 29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으로 옮겨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갑니다.

(사진=연합뉴스)